백양산 삼각봉▲낙동강 삼각주는 백양산 삼각봉에서 바라보아야 제격이다.

- 언제 : 2010년 9월23일 17:30~19:30
- 얼마나: 2010.9.23 17:30~19:30
- 날 씨 : 대체로 맑음
- 몇 명: 홀로
- 어떻게 : 도보로 접근
▷용문사-건강공원-B-삼각봉-A-건강공원-용문사
- 개인산행횟수ː 2010-17[w산행기록-259/T748]
- 산 높이:백양산 삼각봉 454m
- 테마: 일몰+야간산행
- 호감도ː★★★★

 



마음이 풍성한 추석을 기대했으나 우리나라 중추지역인 중부지역엔 빗물만 풍성한 추석이 되어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본 추석이 되었다.캐나다 다큐멘터리 영화인 act of god[액트 오브 갓: 신神이 한 행동으로 법률적으로 불가항력不可抗力의 의미]가 떠오른다.삶이 전쟁처럼 느껴질 그분들이 굳건한 마음으로 빠른 시간내로 회복되기를 용문사 앞에서 합장하고 빌었다.서울 폭우 다음날 부산도 폭우의 영향권에 들었지만 세력이 약화되어 오히려 적당한 비로 들판이 해갈되는 선물이 되었다.

 

추석 당일엔 비가 쏟아져 달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연휴 마지막날 일몰산행을 떠난다.휘영청 밝은 달도 기대하면서 아파트 뒷길로 길을 나선다.

 

낙동강 삼각주.그곳은 강과 바다, 산과 들판, 그리고 섬 등 온갖 것들이 공존하는 묘한 곳으로갈대숲 위로 힘차게 비상하는 철새떼,샛강을 오가는 자그마한 배와 나루터, 가없이 펼쳐진 들판,그물 사이 한가득 펄떡이는 바닷고기들, 이 모두가공존하는 이미지들이다.낙동강의 기나 긴 물길이 마감하며 마지막으로 그 하구에 종합선물세트로 마련해 준 자리다.나는 그 속에서 유년시절과 청소년기를 보냈으며 아직 본가는 그곳에 있어서 추석때 다녀왔다.

 

그곳을 바라 볼 수 있는 천혜의 조망터를 익히 알고 있으니 그곳 이름은 백양산 삼각봉이다.바로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뒷산이다.천천히 올라도 한시간이면 충분하다.건강공원까지 30분 걸리고 건강공원에서 삼각봉까지 30분 정도 걸린다.그래서 5시 30분경 집을 나선다.

 

삼각봉은 말 그대로 산이 삼각형으로 뾰족하다.정상은 일필휘지 내갈긴 붓의 모양처럼 낙동강 방향으로 약간 휘어져 있지만 붓의 모습이다.그러니 삼각봉은문필봉같은 곳이다.문필봉 아래는 학자와 인물이 많이 배출된다고 여겼다.산청에 있는 문필봉은 이름 자체가 아예 ‘필봉산(筆峰山)’이다. 그만큼 또렷하고 잘생긴 문필봉이다.

 

이곳 삼각봉은 이름난 학자보다는 풍류를 즐기는 한량에게 더 점수를 줄려는 의도였는지는 모르지만 백양산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이라고만 소개하고 있다.오늘 새삼스럽게 삼각봉에서 일몰과 월출을 함께 보았는데 왜 이곳이 가장 좋은 전망대인지 새로운 시각으로 눈이 번쩍 띄였다.과연 대한민국의 조망터 중에서 한 곳에서 산과 바다,그리고 강과 들판을 함께 볼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동안 여러번 이곳에 섰지만 흡사 새로운 것을 발견한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같은 곳이라도 시각이 바뀌니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는 생각까지 미친다.여하튼 삼각주는 삼각봉에서 바라보아야 제격이다.붉게 물든 회광반조의 태양이 같이 눕자는 유혹과 우윳빛 달빛을 머금은 바람의 속삭임이 함께 하는 이 시간,술 한잔이 빠질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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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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