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dingPhoto



오후에 예정된 일정이 있어서
오전에 잠시 상춘객이 됩니다.





 

조선 전기 정극인(仁)이 지은
상춘곡(賞春曲)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날입니다.


약간 꽃샘 추위를 느낄 정도이지만
미세먼지가 덜해서 봄을 완상하기는 참 
좋은 날입니다.


제1단에서 자연을 즐기는 풍월주인을 노래했습니다.


"세상에 묻혀 사는 분들이여. 이 나의 생활이 어떠한가. 
옛 사람들의 운치 있는 생활을 내가 미칠까 못미칠까? 
세상의 남자로 태어난 몸으로서 나만한 사람이 많건마는 
왜 그들은 자연에 묻혀 사는 지극한 즐거움을 모르는 것인가? "


[紅塵(홍진)에 뭇친 분네 이내 生涯(생애) 엇더한고,
녯 사람 風流(풍류)랄 미찰가 맛 미찰가.
天地間(천지간) 男子(남자) 몸이 날만한 이 하건마난,
山林(산림)에 뭇쳐 이셔 至樂(지락)을 마랄 것가.]

잠시 자전거를 타고 강가로 나가보니 
벚꽃 뿐 아니라 봄에 필만한 꽃은 다 피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2단에서는 "가려춘경()"으로 봄 경치를 완상하며
흥취에 젖어든 정황을 노래합니다.


"엊그제 겨울이 지나 새봄이 돌아오니, 
복숭아꽃과 살구꽃은 저녁 햇빛 속에 피어 있고, 
푸른 버들과 아름다운 풀은 가랑비 속에 푸르도다. 
칼로 재단해 내었는가? 붓으로 그려 내었는가? 
조물주의 신비스러운 솜씨가 사물마다 야단스럽구나!"


[엇그제 겨을 지나 새봄이 도라오니,
桃花杏花(도화 행화)난 夕陽裏(석양리)예 퓌여 잇고,
綠楊芳草(녹양 방초)난 細雨中(세우 중)에 프르도다.

칼로 말아 낸가 붓으로 그려 낸가

조화신공(造化神功)이 물물(物物)마다 헌사롭다]


불우헌집(1786) 제2권에 실린
정극인의 ‘상춘곡’ 중 일부입니다.



음악을 들으며 꽃구경을 하니 
이것이랴말로 현대판 소요음영(逍遙吟詠)이 따로 없습니다.


봄바람 휘날리며.....................................





복사꽃 피고 


갈대꽃은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고




불어난 강물에 휩쓸려
만신창이가 된 버드나무 조차
버들강아지(꽃)를 내고 있습니다.




개나리꽃은 노랗고



4~5월 청보리 마저 올해는 빠릅니다.  



튤립은 귀족의 티를 내고



앵두꽃은 살구나무꽃과 구분하기 힘들지만 
자세히 보면 차이점이 있습니다.


꽃 이름을 굳이 알아서 무엇하랴.

봄에 피는 꽃은 이꽃 저꽃 다 좋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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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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