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민속마을)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에 빛나는 우리나라 반촌

- 언제 : 2010년 10월3일 06:45~14:35
- 얼마나: 2010.10.3 08:40~12:10
- 날 씨 : 흐림
- 몇 명: 20여명
- 어떻게 : 자가SUB 이용 프리즘 사진클럽 10월 정기출사 동행
▷양동민속마을(경북 경주시 강동면 양동리 94)
- 테마: 출사여행
- 호감도ː★★★★★

 



경주 안강의 양동마을은 경주 손씨와 여강 이씨의 종가가 500여년 동안 전통을 이어내려오는 유서깊은 반촌이다.나는 이곳을 예전에 가족들과 함께 여름에 여행을 왔었고 이후 그 아름다운 모습에 반해서 직장동료들과 함께 찾았던 기억이 있다.오늘 사진을 찍기 위해 왔으니 세번째이다.

 

기와집과 초가의 전통집들이 즐비한 이곳 마을 입구에 블록으로 지어진 흐름한 창고풍의 교회건물이 생뚱맞게 폐가의 분위기를 풍기며 들어앉아있어서 뭔가 조화롭지 못하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이번에 와보니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그래서 답답하던 풍경이 시원스럽게 다시 살아났음을 확인했다.

 

설창산의 문장봉에서 산등성이가 네줄기로 뻗어내리는 모습이 말 물(勿)자형의 지세를 두고 그 골기와 사이사이에 집들이 들어서 있는 모습이다.안동하회마을보다는 전체적 안정감은 떨어지는 편이지만 오르내리는 리듬감은 더 있어서 좋았다.이런 곳에 외가집이라도 있으면 좋을 듯한 마을의 풍광이 간헐적이지만 꾸준히 찾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곳이다.

 

오늘 점심은 양동정보화마을운영위원장이 운영하는 초원식당에서 연잎밥과 약간의 양반주를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마을입구에 들어서보니 아직 몇송이의 수련 연꽃이 남아있지만
코스모스가 가을분위기를 자아낸다.

 

500여년의 마을 역사는 집만이 그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은 아니다.
나무들의 주름진 밑둥,구불구불 자랐지만 기품있는 형상에서도
볼 수 있다.

 

대나무와 기와가 어우러지는 분위기는 동양화 그림을 재현한 듯 자연스럽다.
고요한 마을 분위기를 즐기는 것은 이곳의 개도 마찬가지다.
누구 왔는가?하고 되돌아보는 모습이 여유롭게 보인다.



눈은 멀어 지팡이를 짚고 마실로 내려오는 할머니는 수십년 다녔을 이 길이
너무나 뚜렷해서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다.그래서 뚜렷한 길을 강조하려고
실험적으로 포커스를 사람이 아닌 길에 맞추어 보았다.

 

골짜기 안에는 연밭도 있고 벼도 자란다.곡선으로 기울어진 길과 등고선을 따라
자연스럽게 앉은 집터는 눈을 거슬리지 않는다.

 

기와의 와송도 적당히 자라고 마당에 있는 나무는 담장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담장을 칠때 있었을 나무는 그대로 담의 일부가 되었다.자연과 함께 공생하는 것
이것이 양동마을의 진면목이다.

 

배롱나무는 큰 키를 이용하여 개울로 머리를 숙여 햇볕을 받고
수분 가득한 개울은 개구장이 같은 며느리밑씻개풀 군락이 차지했다.

 

담장엔 석단풍이 죽고 사는 연기법을 떠올리게 하고,석단풍과 코스모스는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공생하는 법을 터득했다.

 

탱자 가시덤불이 턴널을 이루어 자연스럽게 위리안치된 집도 그 자체를
즐긴다.그래서 이곳에선 대숲에 둘러쳐진 초가지붕의 몇 포기의 풀도 빛난다.

 

괴목이 돌담과 함께 있어 더 편안해졌고,담은 나무에 상처를 주지 않고
둘러쳤다.

 

측간에 앉아 지붕위로 올라오는 연기를 볼 수 있고,괴목이 있어서 한갖 들풀의
꽃도 여기선 주연배우가 된다.살사리(코스모스)는 전통의 엄격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순화시키고 채마밭 고구마는 소박해도 풍성한 겨울밤을 떠올리게 한다.

 

집속의 빈공간에 또 다른 집이 들어오고 집 위에 집이 있고 집 아래에
집이 있어도 서로의 공간을 침범하지 않으니 이곳이 어진 사람들이
모여산다는 良洞(양동)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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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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