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딩후기


산따라 물따라 길을 가다보면 숨 막히는 아름다움이 불쑥 불쑥 나타납니다.


겨울이 되면 소나무 잣나무의 푸른 기상이 드러나는 세한지송백 [歳寒知松柏]처럼.....

나무를 가리고 있던 잎이 바람에 떨어져나가 비로소 그 본질이 드러난다는
체로금풍(體露金風)처럼......


어떤 시기가 되면 진면목이 드러납니다.


그러나 특별한 시기가 아닌 일상 생활에서도 그 진면목을 본다면
그 사람은 정말 행복한 사람일겁니다.


산과 강이 어우러지고 바다와 들판이 이어지는 이런곳에서
자전거를 탄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는 순간,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됩니다.




저녁 6시이지만 햇살이 강합니다.먼저 숲그늘이 있는 산으로 들어갑니다.

숲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모든 피사체를 더 도드라지게 합니다.


일본에서는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빛을 "코모레비(木漏れ日)"라고 하여 이름까지 있습니다.
경주 삼릉 숲에서 자주 볼 수 있죠.




운수사의 실루엣을 더 강하게 만들어 주는 햇볕이 램블란트 빛처럼
역사광에서는 더욱 화사하게 만들어줍니다. 


산과 강이 있는 곳에 있는 운주산 운점사에는 이런 시가 있습니다.


"절이 연하 속에 있는데

층층한 봉우리 몇 겹이더냐.

산이 깊으니 낙락장송 빼어 있고

강이 넓으매 물이 출렁거린다.

설법하는 강당은 높은 데서 내려다보고

승방의 창은 반공중에 의지했네.

머리 돌려보니 진세가 아득하고

늙은 중이 스스로 조용하다."


위 시는 "최유종"의 시인데 운수사에서 읊었다고 해도 될 만큼 

분위기가 비슷합니다.


운수사(雲水寺), 절 이름에 이미 산과 강이 있습니다.산봉우리에 구름이 걸리고 

내려다보니 낙동강 물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잡초 사이를 누비는 잠자리 한마리에게도 지금은 화려한 시간입니다.




이동카페는 저녁 장사를 준비하고 햇살을 피한 건각은 달리기를 합니다.




해가 서산 넘어갔으니 이번엔 강으로 갑니다.




회광반조의 빛으로 일상적인 것들을 특별하게 만들어 줍니다.



잠시 페달질을 멈추고 함께 고요함에 빠져듭니다.

고요 [calm]에서 빠져 나오는 순간 차소리가 들립니다. 



━━━━━━━━━━━━━━━━━━━━━━━━━━━━━━━━━


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