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하단포구 웅어축제)5월은 present의 계절..."지금,선물하고,보여주세요."

- 언제 : 2011.5.8(일) 13:30~16:00
- 얼마나: 2011.5.8 14:00~14:30(30분)
- 날 씨 : 맑음
- 몇 명: 가족동반
- 어떻게 : 제5회 하단 포구 웅어 축제 참석
▷하단포구-본가

 

어느새 입하立夏가 되었다.꽃잎이 피는가 했는데 짧은 봄은 가고 풀빛이 차츰 푸러가는 여름의 길목에 선 것이다(庭草漸長花落盡정초점장화락진).일년 중 봄처럼 좋은 계절이 또 있을까? 기실 봄이라는 이름도 볼것이 많아서 "봄"일 것이다.좋은 것은 항상 짧기만 하다.그래서 봄은 꿈 가운데 왔다 가는 모양이다.(一年春色夢中過일년춘색몽중과)

 

5월이다.현실적으로 보면 5월은 외식의 달로 느껴진다.이제 애들도 어느정도 장성해서 어린이 날은 그렇다치고 어버이 날,스승의 날,부처님 오신날에 결혼20주년 기념일까지...그냥 지나치기엔 아쉽고 뭔가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선물과 외식이다.그런데 이러한 날들은 겹쳐지기 때문에 연례행사처럼 치루어지게 된다.모두 그렇지만 나 또한 차가 막히는 정체상황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그러다 보니 대체적으로 기념일을 몇일 앞당기는 버릇도 생겼다.5월8일 어버이날이니 5월6일은 본가 부모님과 외식하고,5월7일은 처가 식구들과 외식을 하였다.

 

외식을 하면 술도 곁들이게 되는데, 그리스인들은 술을 마시면 술의 신 바커스의 조종을 받아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진실을 밝힌다고 믿고 있다. 이른바 'In Vino Veri Tas-취중진정발(醉中眞情發)"의 효시다.나도 그런 경향이 있어서 술을 많이 마시면 목소리가 커지고 말도 많아지는 편이다.인간관계에서 나의 빈틈을 좀 보여준다는 측면에서는 좋은 면도 있지만 그것도 과하면 분명 역효과가 난다.예이츠의 drinking song을 보더라도 그 시에는 "진실"이 나오고 마지막 싯구에는 "저절로 한숨이 난다"는 표현이 따라오는 것을 보더라도...

 

원래 아버지가 웅어회를 좋아하셔서 하단포구 웅어축제에 갈려고 했으나 그날 비가 내려 나름대로 운치있고 한적한 죽림동으로 갔었다.한 이틀간 비가 오락가락하더니 오늘은 황사기운이 좀 있지만 날이 쾌청하다.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계절이라 내린 비는 뜨거운 공기와 만나 오전에는 습기 가득한 안개를 만들어냈지만,오후가 되니 날씨가 참 좋다.아버지 생각에 축제장에서 웅어회를 포장하여 집으로 가서 드렸다.이미 이틀전 다녀갔기 때문에 내가 갈거라고 예상을 하지 않았던 아버지는 웅어회를 참 맛나게도 드신다.항상 수산물과 농산물은 제철이 있는 법이다.제철에 맛보는 웅어회는 1년에 짧은 봄처럼 이 시기를 지나면 또 1년을 기다려야 한다.제철이 중요하고 지금이 중요하다.제철은 지금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봄이 갔다고 아쉬워 할 것 없다.꽃이 떨어져야 열매를 맺는 법이고,이렇게 웅어회도 먹을 수 있는 계절이 왔으니...트윗 글 중에 이런 내용의 글을 본적이 있다.정확하게 기억은 못하겠지만 "금 중에 가장 귀한 금은 백금도 아니고,황금도 아니며,순금도 아니며 당연히 18금도 아니다.그것은 "지금至今"이다.지금, 곧 현재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살아있는 시간이다.영어로 지금,현재를 선물"Present" 이라한다."



물론 단어의 악센트 위치와 발음이 조금 다르지만...보여준다는 의미도 있다.신이 내린 시간의 선물과 기념일이 만나 행동으로 옮기면 "지금,선물,보여준다."는 Present가 이 시기에 딱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매너리즘에 빠져 아무런 의미없이 다가오는 기념일일지라도 관심을 가지면 아름다움이 보이고 존재의 이름도 다르게 다가오는 법이다.그런면에서 어버이날은 어버이날에 챙기는 것이 좋다.

 

오늘이 하단포구 웅어축제 마지막 날이라서 차를 몰아 축제장으로 향한다.
웅어축제는 딱 3일간만 열린다.
가락타운 3단지,강변타운 맞은편의 하단포구에 축제장이 있었다.
근처에서 약간 길을 찾느라 허둥되었지만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해양경찰 하단출장소에 위치해 있다.

 

축제장은 축제라는 말을 하기가 뭣 할 정도로 소규모였다.
하단 포구 자체가 포구라는 이름을 붙이기가 부끄러울 정도로 소규모이다.
포구에는 작은 배들이 장난감처럼 묶여있고,가설 차양막 4개 정도를 연이어
붙인 정도의 공터 수준이다.

 

축제장이 작아서 사실 더 정감이 갔다.올해가 5회째 이므로 아직 그렇게
알려지지 않은 것 같고,축제의 규모는 말 그대로 동네축제 정도였다.
시골 장터 분위기의소박하고 질박한 모습이 그대로 보여진다.
어수선하고 다소 보기 껄꺼러운 모습도 여과없이 보여진다.
그 모습이 처음에 좀 아쉬웠지만 곧 그 분위기가익숙해져서 더욱 정감이
되살아났다.


주 메뉴는 웅어회와 웅어회무침이었고,술과 음료수가 거의 전부를 차지했다.
엿을 파는 각설이 패가 사회를 하며 거의 트롯풍의 노래경연대회가 펼쳐졌다.
1등에게 주어지는 상품이 쿠쿠압력밥솥 정도이니 말 그대로 회안주에
술 한잔하고 노래 한곡하고 가라는 포맷이다.


 

웅어는 청어목 멸치과로 바닷물고기다.회유성 어류로 맛이 좋아서 조선시대
수라상에 올랐다고 한다.빼째썰기로 먹을 수 있고,갈대 숲에 자라기 때문에
갈대 위葦자를 쓰고 위어葦魚라고도 한다.지방어로 이름을 보면
충청도에서는 우어,의주는 웅에,강경에서는 위여,해주에서는 "차나리"라고도 한다.


웅어는 요즘 철에 기름이 올라 고소해서 전어도 울고 갈 정도란다.
내가 맛 본바로는 멸치보다는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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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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