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자연이 수려하여,죽어서 좋은 곳이면 살기에도 좋은 곳이다.

- 언제 : 2011.5.15(일) 05:00~19:00
- 얼마나: 2011.5.15 09:00~14:30
- 날 씨 : 맑음
- 몇 명: 가족동반
- 어떻게 : 자가 SUV이용
▷용인 백련사-호암미술관-한국민속촌

 

구비전승되는 어문학에 "생거진천 사거용인生居鎭川 死居龍仁"이 있다.어릴 적 "전설의 고향"에서 본적도 있는데,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다보니 내용이 차이가 조금씩 있다.어쨌던 내용은 여차저차하여 진천군수는 "살았을 때에는 진천에서 살았으니 죽어서는 용인에 살라"는 판결을 내린다.

 

용인지역의 대표설화인 "사거용인"은 용인이 자연환경이 수려하고 풍수적으로 명당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지역적 자부심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사실 죽어서 좋은 곳이면 살기에도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우리나라 명당 중에 명당은 대부분 궁궐이나 사찰이 차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예전에 서울 경복궁을 갔을때 우리나라 전통정원의 원형을 볼 수 있었다.

 

TV화면으로 본 프랑스의 베르사이유 궁전의 정원은 규모가 엄청나게 크고,기하학적인 요소에 조형물 등 인공적인 분위기가 강하여 한눈에 보아도 루이14세가 권력을 과시하기 위한 느낌이 강했다.

 

그런데 한국의 전통정원은 상당히 자연스러운 느낌이 강하고 정갈하면서도 평화로운 인상을 준다.이러한 느낌을 잘 정리한 것이 호암미술관 사이트의 희원에서 소개 내용을 보고 "아하! 그렇구나" 하고 맞장구를 친 적이 있다.그기에는 이렇게 시작한다.

 

"우리나라는 고대로부터 하늘의 해, 달, 별과 땅의 나무와 바위, 물 등에 신령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으며, 이는 곧 자연숭배사상으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한국인의 심성에 뿌리깊게 내재되어 있다. 또한 자연숭배사상과 더불어 음양사상(陰陽思想)과 삼재사상(三才思想), 풍수사상(風水思想), 유교의 유가사상, 불교의 불가사상이 등이 시대에 반영되면서 이러한 정신문화가 자연환경과 더불어 한국 정원문화의 바탕을 이루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글에서 "자연풍경식 정원은 기존의 자연경관이 주(主)가 되고 정자 등 인공축조물은 종(從)의 위치에서 자연에 의존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그래서 희원을 한번 가보기로 마음먹었다.이왕 용인을 가는 김에 호암미술관과 한국민속촌을 둘러보기로 하고 왕복 800km거리를 다녀오기 위해 새벽에 길을 나섰다.

 

 

(용인 백련사)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했더니 예상보다 일찍 호암미술관에 도착하였다.
호암미술관 관람시간이 오전 10시 부터이기 때문에 근처 백련사라는 사찰을 먼저 찾았다.

경기도 용인시 포곡읍 가실리(稼室里) 향수산에 있는 사찰로 용인시에서 제일 오래된 사찰
이다.신라시대인 801년(애장왕 2) 창건되었다고 하나 확실한 역사는 알수 없다고 한다.
대웅전과 지장전,삼성각이 있고 입구 부분은 요사가 길게 장벽처럼 놓여져 있다.


도량에 서면 대웅전의 위치가 아늑하게 느껴지는데 이는 시각적으로 트진 앞을 길게

요사1동이 놓여져 있기 때문이다.이로 인해 백련白蓮꽃의 중심에 대웅전이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곳 백련사를 가는 오솔길이 걷기에도 좋아보이고,자전거를 타고 들어 가도 좋아보인다.

내려오는 길에 긴꼬리제비나비 한마리가 우아하게 비행을 하고 있어 반가웠다.








(호암미술관)


자연과 인공이 중용을 지키며 잘 어울리는 모습이다.보화문이라는 문의
문양이 격조가 있으면서도 단단해 보인다.어떤 보화가 있을까하고 들어가보니
금낭화,고사리가 반긴다.사이사이에 작은 석조들이 앙증맞게 들어서 있다.

고목에는 이끼가 자리를 잡았고,키 작은 풀들이 잘 어우러져 있어서
정감이 가는 모습들이 보인다.흰철쭉과 붉은 단풍나무가 어우러지고,
300여년되었다고 하는 모과나무도 볼거리다.

다람쥐도 햇볕을 즐기고 있고,붉은 함박꽃은 이름값을 하고 있다.
여기서는 잡초같은 풀 한포기도 훌륭한 자연의 일부로 느껴진다.
다만 봉황새 대신 공작새가 다소 인위적인 느낌이 들었는데 저수지에
백로가 있어서 다시 자연스러워졌다.

호암미술관은 국보가 가장 많은 사립박물관(미술관이라기 보다는
박물관에 가까움)으로 금동대탑,용두보당,세문경이나 송하맹호도,
인왕제색도를 비롯하여 한국민화,고서화,도자기류 등 볼만한 것들이 꽤 있다.




한국정원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연못이다.희원의 메인 가든에도
연못이 있다.보통 천원지방天圓池方-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짐-의 사상
을 담아 사각형태의 못 가운데 둥근섬을 만든-방지원도(方池圓島)형-
연못은 우리나라 곳곳에 볼 수 있는데 여기는 섬도 네모지게 만들어 놓았다.

연못 가운데는 소나무를 심어 두었는데 이는 신선이 산다는 봉래산을
의미한다.연못에 소나무가 비치어 운치를 더하고 뒤는 호암미술관이
있다.






















(한국민속촌)

우리나라 사극에 꼭 등장하는 한국민속촌이 용인에 있다는 것을 들었지만
그동안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세계 여러나라의 민속품들이 진열되어 있고 미술관도
있다.놀이마당으로 줄타기,농악 경연대회,마상무예등이 시간대별로
프로그램되어 있었지만 다시 부산으로 가야하는 나그네여서 농악 경연대회의 일부만
구경하고 돌아와서 아쉬웠다.



한국민속촌 내의 미술관 화장실 벽이다.
그렇지만 이 사진의 제목을 정한다면 "이것은 화장실이 아니다"로
정하고 싶다.


미술관의 화장실은 화장실이 아니라 그 자체가 아주 세련된 현대미술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철학적 사고를 요하는 작품을 그린 르네 마그리트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이미지의 배반"을 이곳에서 느꼈다.




어릴적 흔하게 보았던 농악이지만 이젠 보기 어려워졌다.오랫만에 보니
반갑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뭔가 잊어버렸던 것을 되살려 낸 느낌이다.
마상무예나 농악이 그나마 민속촌이라도 있어서 설자리가 생겨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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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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