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산 양지마을)노래 다섯곡과 매화2수로 봄을 완상하다.


- 언제 : 2013.3.9 12:15~12:45
- 얼마나: 2013.3.9 12:20~12:40
- 날 씨 : 맑음
- 몇 명: 홀로
- 어떻게 : 거주아파트 벽면 매화를 찾아서 
▷백양로 305

 

 

공부란 스스로 할 때 재미가 있다.그러나 세상살이 나의 재미로만 살 수 없다.요즘은 증권회사라는 직장에 다니는지 증권고등학교를 다니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직장에서 1년에 4번 시험을 친다는 것은 고등학교 시절 1학기와 2학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물론 PB는 많이 알아야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야하는 직업이라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특히 업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요즘처럼 내가 몸담고 있는 증권업종처럼 불황인 상태에서는 형이하학적인 호구지책을 소홀히 할 수 없으니 밤을 세워 책을 읽는다.

 

낮엔 집중이 안되는 특성 때문에 나는 예전부터 집중을 해야할 때는 금요일 밤과 토요일 밤을 세우는 것을 좋아했다.즐거운 책은 밤을 세워도 피곤하지 않지만 이런 Test를 위한 공부는 나이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이젠 정말 몸이 심하게 아프다.

 

새벽에 잠시 눈을 붙였는가 했는데 오전 11시가 넘었다.다시 낮이 되니 온통 유혹이다.창문을 열었더니 아파트 아래로 우유빛깔 백매와 작지만 매화라서 고혹적인 붉은 빛이 햇살에 아른거리고 있다.

 

그래 노래 딱 다섯곡 들을 정도만 유혹을 당하고 오자는 생각으로 MQS플레이어와 연결된 이어폰을 귀에 꽂고 카메라 하나 달랑들고 아래로 내려간다.작년에 기념식수로 심은 홍매는 그 작은 나뭇가지에도 불구하고 실하게 꽃들을 피웠다.참 앙증 맞게도 예쁘게 자랐다.

 

건물 외벽 담쟁이넝쿨과 경쟁 하듯이 백매는 하늘로 치솟고 있다.정신없이 그 어른거림에 충분히 현혹될 즈음 노래 다섯곡이 끝났다.

 

 

 

사내 시험만 없었다면 이미 탐매를 위해 어디론들 갔겠지만...

 
경칩을 지난 지금은 황사와 함께 온도가 한낮엔 20도나 된다.

 

 

따뜻한 기온에 몸까지 나른한데
아파트 담벼락 타고 매화2수 환하게 피었다.


백매는 담쟁이 넝쿨을 닮아 큰 키를 자랑하고
홍매는 배냇저고리 내음이 난다.


 

갑자기 아파트 골바람 불면
백매는 화려한 꽃 중 몇 개는 바람따라 날려보내고
홍매는 몽우리 부여잡고 가볍게 몸만 떤다

 

지나가며 봐주는 사람 없어 원망스러워도
이렇게 너는 부지런히 봄을 피웠구나

말없지만 서로서로 위로하는 듯한 마음이 든다.

키 작은 홍매는 위에서 아래로 찍고
키다리 백매는 아래에서 위로 쳐다보며 찍는다.

 

천천히 시간을 가지며 봄을 완상해야 제맛이건만
이렇게 오느가하면 가버리는 봄처럼 짧은 나들이가 감질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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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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