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홍매)봄의 신이 맨 먼저 매화에게 옅은 화장을 시켰지



- 언제 : 2013.3.1 06:50~13:00

- 얼마나: 2013.3.1 07:50~11:40
- 날 씨 : 비
- 몇 명: 20여명
- 어떻게 : 자가 SUV이용,여행 사진의 모든 것 클럽 번개출사 동행 
▷통도사,서운암,극락암-금호정

 

 

입춘과 우수는 지난지 오래되었고 사흘 있으면 경칩이다.
서운암 뒤쪽 산기슭 무논에는 개구리의 합창이 이어폰을 끼고 듣는 음악소리를 압도한다.

 

"봄의 신이 뭇 꽃을 물들일 때 맨 먼저 매화에게 옅은 화장을 시켰다"라고
고려말 문신 매호梅湖 진화陳 澕는 노래했다.

 

많은 매화 중에서도 조사와 고승들의 원력으로 통도사 홍매가 제일 먼저 얼굴을 씻고 있었다.

 

나에게 봄은 이렇게 청각과 시각을 함께 두드리고 보여주며 공감각적으로 다가왔다.

 

 

통도사 영각 앞 홍매화

 

탐매探梅의 시작을 알리는 통도사의 홍매화를 찾아간다.

탐매를 하는 것은 삶을 한층 여유롭게 만들고 활력을 되찾는다는 의미에서 이 또한
우아하게 삶을 사는 풍류의 일환이다.

 

어찌 집안에서 물주고 가지를 고르는 분재를 하는 것과 탐매를 비교하겠는가?
매화는 그가 앉은 그 자리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매화가 있는 곳이면 불원천리 찾아 갈
기세지만 이렇게 부산에서 가까운 통도사에서 시작하니 얼마나 좋은가?

 

특히 오늘처럼 비가오면 봄의 신이 정말 엷게 화장을 시키려고 작정을 했다고
보아야겠지만 오랜세월에 화려한 단청도 빛바랜 통도사에서 매화중에서도 가장
요염하고 화려한 홍매가 핀다는 것은 지독한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안민영의 매화사에 보면

 

"어리고 셩근 매화(梅花) 너를 밋지 아녓더니,
눈 기약(期約) 능(能)히 직켜 두셰 송이 피엿구나.
촉(燭) 잡고 갓가이 사랑할 제 암향조차 부동(暗香浮動)터라. "

(어리고 성긴 매화 너를 믿지 않았더니
꽃 눈을 틔워 믿게 하던 기대를 지켜 두세송이 피었구나
촛불을 들고 가까이 다가가니 그윽한 향기가 떠돌더라) 

라고 하여 매화 피기를 일념으로 바라는 모습이 보인다.

 

나도 통도사의 홍매화가 두세송이 피었다는 소식을 듣고
오늘 이렇게 찾았다.

 

 

이 분위기...참 좋다.

 

 

 

 

 

 

 

 

역대 조사(祖師) 및 고승들의 진영을 봉안한 영각(影閣)이라는 글씨는
취산노사문鷲山老沙門(취서산으로 바로 영축산을 의미하니 "영축산의 늙은 출가수행자")이
84살에 글씨를 썼다고 적혀있다.

 

어찌 저 글이 84세 연세의 늙은 스님이 적었다는 것인지 놀랍기만 하다.
글씨는 힘이 있으면서도 단정하다.어디 한구석 흐트르짐이나 힘빠지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저 홍매는 돌아가신 고승들을 위하여 그윽한 향기를 들으시라는 탐매용으로
심어 놓은 것 같다.

 

 

 

 

이제 60mm 렌즈는 집어넣고 14mm 렌즈를 갈아끼운다.



 

 

 

 

탐매를 마치고 나오니 고목의 큰 둥치 위에 작은 두릎나무가 보인다.
기생관목인 겨우살이도 아닌 두릎나무가 고목에 기생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통도사 서운암

 

서운암에 도착해보니 여러마리의 공작이 보인다.
수컷은 유혹하고 암컷은 선택하니 동물들도 수컷은 피곤하다.


 

 

매화를 보고 새를 보니 인간의 표현능력이 두렵다는 생각이 든다.

 

"花笑聲未聽(화소성미청):꽃이 웃고 있지만 그 소리를 듣지 못하고
 鳥啼淚難看(조제루난간):새는 울고 있지만 그 눈물을 볼 수가 없다."

 

인간의 그 좋은 감각을 좋은 곳에 쓰면 얼마나 좋을까?

 

그동안 서운암을 여러번 왔지만 장경각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엔 관람을 하러 장경각이 있는 위로 올라갔다.

 

서운암엔 장경각이 있다.도자기로 구운 16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다.
진열대 사이로 난 길을 따라 16만 대장경을 스쳐 지나간다.

장경각의 기둥과 서까래는 모두 옻칠을 하여 전통건물과 사뭇 다른 느낌이 난다.

 

 

 

 

관람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장미과의 황매화 나무가 길 옆으로 심어져 있다.
노란꽃은 안피었지만 이미 푸른 빛을 띄며 생기가 느껴진다.


 

더욱이 좌측 아래 무논에서 울어대는 개구리들의 격한 함성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동물이든 식물이든 자연은 서로서로 봄이 왔다고 알려주는 모양이다.

 

 

 

감각을 열고 보면 봄이 가득하다.


 

바쁘게 살아서 정신이 없을 지언정
봄뜻을 어이하겠는가?

 

 

P.S

잠시 극락암에 들런 후 통도사 인근 금호정에서 우리밀 손칼국수로 식사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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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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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세벗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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