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조그마한 샘물을 들여다보며 동그란 지구의 섬위에 앉았다.

- 언제 : 2012.1.21(토) 11:30~15:00
- 얼마나: 2012.1.21 12:10~14:00
- 날 씨 : 대체로 맑음
- 몇 명: 홀로
- 어떻게 : 자가SUV 이용
▷망산도(유주정)-길달진문학관-김씨박물관-진해우체국-진해선정비

 

진해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군항제,벚꽃,천자봉의 해병혼이다.진해鎭海는 바다를 진압한다는 의미인데,해군사관학교에서 유추되는군함의 이미지와 배를 만드는 조선소도 있으니이름도 절묘하다.지금은 창원시 진해구로 창원의 남동쪽을 차지하고 있다.사실 부산에서 가까운 곳이지만 군함을 전시해 놓은 해양공원 정도만 기억에 남고 세세히 보지는 못한 것 같아서 한번 가볍게 둘러 볼 작정을 하고 계획을 세웠다.

 

나의 여행 스타일은 거의 대부분 계획이 20%,실행이 50%,그리고 여행기를 적는 노력이 30%를 이루는 Plan-Do-See의 형태이다.가끔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내가 전혀 모르고 있었던 곳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에 김달진문학관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막상 가보니 그의 시문학세계가 예사롭지 않았다.그동안 나는 이름조차 몰랐던 월하 김달진 시인의 시를 읽어보고 감탄을 하면서 이후 그 분과 관련된 몇권이 책을 읽어보려는 새로운 계획이 생겼다.이렇게 여행은 그냥 소일하며 노는 것이 아니라 자기계발의측면도있음을절감하게된다.

 

살면서 그냥 지나치는 여정이었다면 영원히 몰랐을 일들을 이렇게 계획하고 작정을 한 후 그곳을 찾으면 더 뚜렷이 보이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오늘도 사색을 동반한 나의 걸음은 새로운 생각들과 만났다.

 

 

 

부산에서 진해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용원의 유주비각을 찾았다.
그런데 유주암과 망산도에서 1km 떨어진 곳에 있다는 유주비각을 찾지는 못했다.

 


주차하기도 마땅찮았고,새로운 건물들이 많이 들어서 있어서 그냥 망산도를
찾아보는 것으로 만족하였다.

 


망산도,유주비각- 창원시 진해구 용원동 1128번지

 

망산도는 가락국 김수로왕의 왕비인 허태후와 관련된 전설이 있는 곳이다.
가락국의 수로왕이 도읍을 정한 지 7년만에 신하들이 왕비를 맞아들일 것을
얘기하자

 


‘짐이 이땅에 내려온 것은 하늘의 뜻이며, 왕비 또한 하늘이 주실 것’이라 하였다.



신하들에게 바닷가에 나가 기다릴 것을 명령하여 기다리니, 서남쪽 해상
에서 붉은 깃발을 휘날리며 배 한 척이 다가왔다.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 허태후 일행으로 이들이 처음 내린 곳이 망산도이며,
허태후 일행이 타고 온 배가 뒤집혀 유주암이 되었다고 한다.

 

유주정에서 보이는 작은 섬이 망산도望山島이다.지금은 육지와 붙어있어서
섬의 형태가 아니지만 망산도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과거 뱃길을 가늠할 수 있다.

 

신기하게도 망산도의 바위들은 거북이 등껍질 같은 갈라진 무늬가 뚜렷하다.

다음 찾은 곳은 김달진 문학관이다.

 

김달진문학관 - 진해구 소사동 43번지

 


이곳 소사마을엔 김달진문학관과 김씨박물관,박배덕갤러리마당이 함께
있어 볼거리가 쏠쏠하다.

 

가장 먼저 본 박배덕갤러리마당은 갖가지 소품으로 동화처럼 꾸며놓았다.


 

김달진 시인의 생가를 찾아보니 초가집 몇채와 마삭줄로 보이는 넝쿨이
휘감은 돌담이 예쁜 집을 구경하며 김달진 시인을 그려본다.

 

사립문을 나가면 바로 맞은 편에 김달진 문학관이 있다.


 

문학관 입구에 있는 월하 김종진 상을 보면 흉상아래 종의 모습,구름의
이미지 그리고 팔각의 기단은 뭔가 불교적 색채와 풍류적인 이미지가
겹쳐지는 느낌이다.

 


그 첫 느낌은 문학관 안을 둘러보고 얼추 맞았다.

그의 시 샘물을 보고 감탄을 하였다.

 

"샘 물 -김달진

 



숲속의 샘물을 들여다본다
물속에 하늘이 있고 흰구름이 떠가고 바람이 지나가고
조그마한 샘물은 바다같이 넓어진다
나는 조그마한 샘물을 들여다보며
동그란 지구의 섬 위에 앉았다.
"

 

그의 시세계를 소개한 책을 보면 이렇게 적혀있다.

 

"김달진의 시는 ‘극도의 자기축소에 의한 크고 넓은 세계로의 확장’이라는
역설의 변증법을 구태여 표나게 과장하지 않는다. 그는 모든 것을 사물들
속에서 현상 그 자체로서 제시할 뿐이며, 그가 표현하는 단순 평명한 진술
에서 그가 전하고자 하는 언술 이상의 것을 간파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의 시적 발상의 근원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은 ‘나와 만물은 하나이며
훼손되지 않은 원래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야말로 그가 추구하고자 하는
도의 원천’이라는 인식이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노장적
무위자연 이야말로 그가 염두에 두고 있던 구경究境의 이상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김달진의 만물일여와 무위자연을 하나로 꿰뚫어 이법으로서의
자연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의 원초적 자연사상을 토대로 한 무아에서
우러나온 우주의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샘물을 읽어보아도 그런 느낌이 나는데,그의 다른 "씬냉이 꽃"도
같은 느낌이다.이는 그가 불교와 관련이 깊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의 이력을 몇 줄 소개해보면

 

- 경남 창원군(현재의 진해시 소사동)에서 태어남(1907). 호 월하(月下)
- 금강산 유점사에서 김운악(金雲岳) 스님을 은사로 하여 득도. [유점사 찾는 길에] 를동아일보에 발표(1934)
- [나의 뜰] 외 여러 작품을 동아일보에 발표. 백용성(白龍城)스님을 모시고 함양 백운산화과원(華果院)에서
반농반선(半農半禪)의 수도 생활((1935)
- 중앙불교전문학교 졸업(1939)
- 청년문학가협회 부회장.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대구로 내려가 경북여자중학교(6년제)에서교직 생활 시작(1946)
- 불교설화집 [일곱 가지 아내] (법통사) 출간. 이운허 (李耘虛) 스님을 법사(法師)로 모시고동국대학교
동국역경원(束國譯經院) 심사위원이 되어 고려대장경(高麗犬液經) 역경사업에 몰두함(1964)
- 1996년 10월 제1회 김달진문학제 개최.

 

시인,교육자,한학자,승려이며 반농반선의 재가자 수행의 생활을 한 것으로
보이며 불교관련 많은 책들을 출간한 것으로 보인다.

 


승속무분僧俗無分의 삶을 사신 분이다.


 

"극도의 자기축소에 의한 크고 넓은 세계로의 확장"이라는 김달진 시인의
"씬냉이 꽃"은 이렇다.


 

"씬냉이 꽃 -김달진

사람들 모두
산으로 바다로
新綠철 놀이 간다 야단들인데
나는 혼자 뜰 앞을 거닐다가
그늘 밑의 조그만 씬냉이꽃 보았다.

 

이 우주
여기에
지금
씬냉이꽃이 피고
나비 날은다."

 

"씬냉이"은 쓴맛이 나고 흰즙이 나는 바로 "씀바귀"를의미한다.
우리가 흔히 먹은 고들빼기와 흡사한 모습이다.


 

산과 들판에 흔히 있는 씀바귀를 보고 우주를 논하는 그분의 그릇은
크고 작음의 비약이 과히 우주와 바늘구멍을 넘나든다.

 

김달진 생가 옆의 김씨박물관은 과거의 소품을 모아놓은 생활박물관이다.
경남 창원 진해구에서 부산은 동경의 대도시였을까? "부산라듸오"가

새삼스럽다.


 

다시 차를 몰아 진해중심지로 향한다.제황산공원 근처 로터리 옆에 진해

우체국이 있었다.

 


1912년 10월 25일에 준공된 절충식 단층 목조건물로로 러시아풍을 띠고

있다. 건물 양식은 러시아풍의 근대건축인데, 이는 이 지역에 일찌기

러시아 공사관이 자리잡고 있었던 까닭이라고 한다.

 

정면 현관에는 배흘림 기둥의 투스칸 오더 (Tuscan order)의 원기둥을

세웠다.근대건물의특징을보여서문화재적인 가치로 인해 1981년 9월 25일

사적 제291호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진해우체국 - 창원시 진해구 백구로 40


 

집으로 돌아오면서 마지막으로 본 것은 효자 주한혁의 정려각이다.

정려각에서 가까운 곳에 주을제(해동지도에는 주이제)로 보이는 서중

소류지가 있다.

 


안내판에는 웅천소류지로 되어 있는데 맞은편의 선정비 10기가 있다.
다른 곳에서 옮겨왔다고 한다.


 

진해여행은샘물을 한참 들여다보면 그생각의 끝이
바다처럼넓어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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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Posted by 세벗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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