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역린"에 나오는 중용 23장은 한번씩 저를 후려치는 경구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디테일에 약한편이거든요. 용띠가 되어서 그런지 몰라도 종합적인 사고는 잘 하는 편인데 "섬세하게" 일처리하는 것은 항상 부족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용(龍)은 12간지 중 나머지 11가지는 현존하는 동물이지만 용은 현존하지 않는 상상의 동물인데 나머지 11가지를 묶어서 상상의 동물을 만들었다고 보는 것입니다. 11가지의 특성을 파악하는 종합적인 판단은 그래서 강하지 않나하고 비논리적인 논리를 믿고 싶어합니다.

역린 영화에서는 이렇게 나옵니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진다.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영업을 하는 사람이나 장사를 하는 소상공인 뿐 아니라 대기업에도 해당하고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아주 유용한 말입니다.

원래 중용 제23장(第二十三章)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其次는 致曲이니 曲能有誠이니 誠則形하고 形則著하고 著則明하고 明則動하고 動則變하고 變則化니 唯天下至誠이야 爲能化니라

그 다음은 한쪽을 지극히 함이니, 한쪽을 지극히 하면 능히 성실할 수 있다. 성실하면 나타나고, 나타나면 더욱 드러나고, 더욱 드러나면 밝아지고, 밝아지면 감동시키고, 감동시키면 변(變)하고, 변(變)하면 화(化)할 수 있으니, 오직 천하(天下)에 지극히 성실한 분이어야 능히 화(化)할 수 있다."
.........

오늘 정기 라이딩이 있는 줄 알고 물금에 갔는데 날짜가 오늘이 아닌 다음주입니다. 여기서 저는 역시 디테일에 약한 남자임을 증명했습니다.

어제 엄광산 라이딩 중 정상에서 돌풍을 만나 자전거가 쓰러지며 돌에 부딪혔는데 이후 하산하고 보니 오른쪽 브레이크에서 굉음이 들립니다.

하루 밤새고 오늘 보니 여전히 뭔가 간섭이 느껴지고 특히 내리막길 브레이크를 잡으면 깨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해당 증상을 이야기 하면서 어제 넘어진 후 자전거가 충격을 받았다고 판단에 "편향"을 제가 제공하다보니 그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도 그 편향이 "확증"으로 변합니다.

다른 자전거 달리 제 자전거의 패드 간격이 좁다고 했을때 이미 패드가 닳았다고 생각했어야 하는데 어제 자전거가 넘어졌다는 단서에서 한치도 벗어나질 못했습니다.디테일에 약한 겁니다.

충격을 받은 자전거가 중심에서 어긋나서 소리가 들린다는 이야기였는데 부산으로 와서 샵에 들러보니 샵의 사장님은 벌써 소리만 듣고도 "브레이크 패드"가 닳아서 소진되었다며 3분만에 새 패드를 넣어 고쳐줍니다.

새 패드를 갈고 나니 자전거는 조용해졌습니다.자전거가 바람에 넘어진 것과 소리가 나는 것은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고 산 정상에서 내려오면서 브레이크를 계속 잡다보니 딱 그시점에서 브레이크 패드가 닳아서 소음이 났던 것입니다.

이왕 이렇게 되어 다시 한번 패드 닳도록 산으로 오릅니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나리꽃들이 여름을 알립니다.



백양천입니다.애진봉 아래에 있고 물맛이 좋습니다.



애진봉에서 내려다 본 부산시내입니다.



선암사 옆 숲속 버스킹을 들으며 오늘 하루도 마무리합니다.


━━━━━━━━━━━━━━━━━━━━━━━━━━━━━━━━━


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자전거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작열하는 태양아래서  (0) 2018.07.22
박가네  (0) 2018.07.16
나는 아무래도 "살아있는 산"으로 가야겠다.  (0) 2018.07.07
설리자전거 튜닝  (0) 2018.06.23
이산 저산 꽃이 피니  (0) 2018.06.2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