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딩후기

계획은 91km였으나 실제는 121km를 라이딩했습니다.
호기심이 많아서 라이딩 도중 호기심이 동하면 일단 가보다보니 거리가 늘었고
또한 초행길이라 갈팡질팡 한 곳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1.탐방코스

사상 르네시떼 광장-낙동강 자전거 전용도로-화명대교-선무암-상동 매리-생림 봉림-
미양서원-화포천습지생태공원-한림 이북초교-생림 봉림-상동 매리-화명대교-사상

2.탐방

8시30분에 출발했는데 아침 기온이 영상 9도로 차갑습니다.
1시간 정도 지나니 12도까지 기온이 오릅니다.
이슬 머금은 코스모스에 햇살이 닿으니 세수한 듯 빛납니다.



*선무산 선무암

선무암(仙舞庵) ;경상남도 김해시 대동면 덕산리 고암부락

신선이 춤을 추는 형태라서 선무산인 모양입니다. 오르는 길은 상당한 업힐입니다.
도로 아래 굴다리를 통과 한후 어렵게 오르다보니 요즘 길을 낸다고 엄청난 바위에
발파 구멍이 아주 많이 보입니다.정말 신선이 있을 것 같은 가파른 산길의 바위군들이 눈을 사로잡습니다.

길을 여러번 좌우로 꺽으며 막상 선무암에 도착해보니 갓 출산한 어미개, 건장한 수컷개 그리고
조금 작은 개를 합쳐 백구 3마리가 사납게 짖어대며 공격할 듯 다가옵니다.결국 학의 날개를 펼친 듯한
선무암에서 낙동강을 조망하려던 계획은 물거품이 됩니다.절에는 아무도 없는지 사람은 안보이고
연신 짖어대며 접근하는 개3마리 때문에 혼줄이 났습니다.

세네카는 "종교란 평민들에게는 진실로 여겨지고, 현자들에겐 거짓으로 여겨지며,
정치가들에겐 유용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좋은 풍광을 개3마리가 차지하고
주인인 양 득세를 하며 천혜의 요새같은 절벽은 "개님"들에게 "유용"하니
요즘은 "개"가 정치를 하나봅니다.



상동 매리를 지나 나전으로 가는 길에 건축사무실로 보이는 건물이 보이는데
우주인들이 자유롭게 유영하고 있습니다.위,아래,옆 배치도 멋집니다.





*구천서원

죽암 허경윤(許景胤, 1573~1646년) 공을 기리는 이 서원은 원래 1822년에 지금의 외동 거인리에서
창건되었다가, 허왕후릉 동편으로 옮겼었는데,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되었던 것을
1996년에 여기에 복원하였습니다.

임진왜란 때 왜적에게 도굴되고 훼손되었던 수로왕릉과 남명 선생의 신산서원(대동면 주동리)을
복구 재건하고, 병자호란 때 통고일향창의여부토로적문(通告一鄕倡義旅赴討虜賊文)이란
격문을 지어 의병이 일어나게 했으며, 평생 학문 예절 효성에 지극해 향리의 본보기가 되었던
죽암 선생을 기리는 서원입니다.



구천서원 안내문을 보면 우리나라 독립운동사의 포문을 의병전쟁에서 최고봉을 장식한 인물이
왕산(旺山) 허위(許蔿·1855~1908) 선생인데 이분의 안내기록 같이 있습니다.

허위는 구미출생으로 5세에 글을 익히기 시작해 7 이미 아래와 같은 글을 지었습니다.
허위는 "달은 대장이 되고 별들은 많은 군사가 되어 뒤를 따르네(月爲大將軍 星爲萬兵隨),
꽃을 꺾으니 봄은 손안에 가득하고, 물을 길어오니 달은 집안으로 들어오네(折花春在手 汲水月入門)"
라고 읊었습니다. 이미 어린 시절부터 대장의 뜻을 키웠고, 천하를 포용하는 도량을 지녔던 것입니다.

"아버지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나라의 주권도 회복하지 못했으니 충성도 못하고 효도도 못한 몸이니
죽은들 어이 눈을 감으랴"라는 옥중 술회시를 남기고 서대문 형무소 교수대에서 1호로 순국하셨습니다.



콩과의 칡은 가끔 전위예술을 펼칩니다.전깃줄에 지탱하며 한바탕 춤사위가 경쾌합니다.



*미양서원

여러번의 업힐과 다운힐을 하며 어렵게 찾아갔습니다. 미양서원은 서강 김계금을 기리는 서원입니다.
김해김가 서강파의 시조입니다.미양서원에는 일고책판이 보관되어 있습니다.불이문이 잠겨있어서
책판은 보지 못했습니다.

서강 김계금은 세종시절 세종의 도승지(요즘으로 치면 비서실장) 김돈의 아들로 세종때
이천 장영실등과 함께 앙부일귀,갑인자 등을 제조하는데 관여했습니다.
사육신 사건으로 많은 인물들이 화를 당하자 고향으로 낙향합니다.
단종에 대한 의리를 지켜 생육신에 한명을 더할만하다 하여 "육일거사"라고 불리어졌습니다.
백이,숙제로 충절의 대명사가 된 고사리. 미양서원의 미薇는 "고비 미"입니다.
고비는 고사리 종류의 양치식물입니다.

서원 바로 옆에 묘소가 있습니다.


단종을 향한 김계금의 충심은 <서강일고>에 실린 시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소쩍새를 경계하는 노래'라는 뜻의 '계자규가(戒子規歌)'는 마치 단종이 영월에서 지은 시의 답시처럼 들립니다.두 시를 함께 올려봅니다.

'달 밝은 밤/ 두견새 꾸루꾸루륵/ 그리운 정담고 담아/ 누각에 기대어 섰네/ 네 울음 구슬퍼/ 내 듣기 괴로우니/ 네 소리 없다면/ 내 근심 없겠구만/ 아아, 세상에 마음 괴로운 사람들아/ 제발 춘삼월 소쩍새 우는 누각에 오르지들 마오(단종의 시)'

'소쩍새여, 소쩍새여/ 네 울음 어이 그리 괴롭게도 그칠 줄 모르느냐/ 세상 사람들 소리 소리 괴로움 몰라/ 봄철 네 울음이 한량을 노래 같다더구나/ 소쩍새여, 제발 괴롭게 울지 마라/다만 세상에 님 그리운 사람들/ 소리 듣고 혼자 누각에 기대어 잠 못 들까 걱정이구나(김계금 ‘계자규가’)'






오는길에 화포천습지생태공원을 가 보았으나 최근 태풍의 영향으로 뻘이 아직 나무에 흔적으로
남아 볼품이 없었습니다.다시 한림,생림,상동을 거치며 "스타모빌 캠핑카제조업체"를
잠시 들러 구경하고 이후 늦은 식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길 위의 인문학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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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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